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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의 시작을 알리는 코 뜨기(Casting On)의 중요성에 대하여 지난 글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작품의 기초를 다지는 만큼 신중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수많은 코 뜨기 방법 중에서도 특히 초보자분들께 권해드리는 방법이 바로 '롱테일 캐스트 온(Long-Tail Cast On)'입니다. 이름처럼 '꼬리 실(Long-Tail)'을 길게 남겨두고 시작하는 이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배우기 쉽고 편물의 가장자리가 유연하게 만들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롱테일 캐스트 온 방법의 매력에 푹 빠져볼 시간입니다
왜 수많은 코 뜨기 방법 중에 '롱테일 캐스트 온'일까요?
코 뜨기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손가락으로만 코를 만드는 방법, 코바늘을 이용하는 방법, 이미 떠진 편물에서 코를 줍는 방법 등 목적과 편물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기법이 활용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롱테일 캐스트 온이 초보자에게 '국민 코 뜨기'라 불리며 사랑받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가장 배우기 쉬운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손동작 몇 가지만 익히면 비교적 빠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실이 꼬이거나 손가락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번만 반복하여 연습하시면 금방 요령을 터득하실 수 있습니다. 뜨개질의 첫 단계부터 너무 복잡한 기법에 도전하면 흥미를 잃기 쉬운데, 롱테일 캐스트 온은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어 줍니다.
둘째, 편물의 가장자리가 유연하고 탄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롱테일 캐스트 온으로 만든 첫 단은 적당한 신축성을 가지기 때문에, 목도리나 스웨터 소매처럼 신축성이 필요한 작품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너무 뻑뻑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안정적인 첫 단을 만들 수 있어 다음 단을 뜨기에도 수월합니다.
셋째, 대부분의 대바늘 뜨개 도안에서 기본으로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많은 뜨개 도안이나 서적에서 코 뜨기 방법으로 롱테일 캐스트 온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익혀두시면 다른 도안을 보고 뜨개질을 하실 때도 막힘없이 진행하실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뜨개 커뮤니티에서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롱테일 캐스트 온은 뜨개질을 처음 배우는 분들이 꼭 마스터해야 할 필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하여 뜨개질의 첫 단계를 자신 있게 시작해 보십시오!
롱테일 캐스트 온, 한 코 한 코 따라하기: 실 준비부터 코 만들기까지
이제 본격적으로 롱테일 캐스트 온 방법을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차근차근 따라오시면 누구나 예쁜 첫 코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준비물: 뜨개실, 사용할 사이즈의 대바늘 (바늘 1개 또는 2개를 모아서 사용)
단계 1: 꼬리 실 길이 가늠하기
롱테일 캐스트 온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필요한 코수만큼 코를 만들고도 충분히 남을 '꼬리 실'의 길이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꼬리 실이 너무 짧으면 중간에 실이 부족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너무 길면 아깝게 버려지게 됩니다. 일반적인 방법은 필요한 코수의 약 3배에서 4배 정도 길게 꼬리 실을 남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0코를 만들고 싶다면, 실을 30번 바늘에 감아보고 그 길이의 3~4배만큼 꼬리 실을 남겨두는 것이죠. 조금 넉넉하게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처음에는 감이 잘 안 올 수 있지만, 몇 번 연습하시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꼬리 실 길이를 파악하게 될 것입니다.
단계 2: 매듭(Slip Knot) 만들기
남겨둔 꼬리 실 부분과 실 뭉치에 연결된 실을 이용해 바늘에 첫 번째 코 역할을 할 매듭을 하나 만들어 줍니다. 매듭을 너무 꽉 조이지 마시고 느슨하게 만들어 바늘에 끼워주십시오. 이 매듭은 실제 코수에 포함시키기도 하고 안 시키기도 하는데, 보통 코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이 매듭 옆에 첫 코를 만들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계 3: 실을 엄지와 검지에 걸기
매듭이 있는 바늘을 오른손에 잡고, 남겨둔 꼬리 실은 엄지 손가락 쪽으로, 실 뭉치에 연결된 실은 검지 손가락 쪽으로 오게 왼손으로 두 가닥의 실을 잡습니다. 이때 왼손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실 뭉치 쪽 실을 가볍게 잡아 장력을 조절할 준비를 합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로 실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V자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4] 이 V자 모양이 롱테일 캐스트 온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단계 4: 첫 번째 코 만들기 - 바늘 움직임 상세 가이드
이제 이 V자 모양의 실을 이용해 바늘에 코를 만들어 봅시다.
오른손에 든 바늘 끝을 왼손 엄지 손가락에 걸려있는 실의 안쪽, 즉 V자의 아래쪽으로 통과시킵니다.
그 상태에서 바늘을 위로 들어 올려 엄지 손가락에 걸린 실을 바늘에 겁니다. 마치 엄지 고리 아래로 바늘을 집어넣는다는 느낌으로 하시면 됩니다.
이제 바늘 끝을 왼손 검지 손가락에 걸린 실 쪽으로 가져갑니다.
검지 손가락에 걸린 실 위로 바늘을 통과시키면서 그 실을 바늘에 겁니다.
검지 실에 걸었던 바늘 끝을 다시 엄지 손가락에 걸렸던 고리 안쪽으로 통과시키면서 처음 바늘로 들어갔던 엄지 고리 밖으로 빼냅니다.
엄지 손가락에 걸려있던 실을 손가락에서 자연스럽게 놓아줍니다.
오른손에 든 바늘과 왼손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실을 가볍게 당겨서 방금 만들어진 고리가 바늘에 예쁘게 자리 잡도록 합니다. 이때 너무 세게 당기면 코가 뻑뻑해지니 주의하십시오!
이 과정을 한 번 성공하시면 바늘에 두 개의 코(처음 만든 매듭 + 방금 만든 코)가 걸려 있을 것입니다.
단계 5: 나머지 코 만들기
이제 원하는 코수만큼 단계 3과 단계 4를 반복합니다. 매번 코를 만들 때마다 왼손 엄지와 검지에 실을 다시 V자 모양으로 만들고, 동일한 바늘 움직임을 반복하여 코를 추가합니다. 각 코를 만들 때마다 장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왼손의 실 잡는 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코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꾸준히 연습하시다 보면 손에 힘이 붙고 요령이 생겨 예쁜 코들을 일렬로 만들어내실 수 있게 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롱테일 캐스트 온, 눈으로 보고 따라하십시오!
아무리 글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드려도, 뜨개 기법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따라 해보는 것만큼 확실한 학습 방법은 없습니다. 특히 롱테일 캐스트 온은 실을 잡는 손 모양, 바늘의 움직임, 실을 거는 방향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력하게 추천드리는 것은 바로 '동영상 자료' 또는 '사진 자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유튜브에는 롱테일 캐스트 온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다양한 동영상들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실이 손가락에 어떻게 걸리는지, 바늘이 실 사이를 어떻게 지나가는지, 코가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느린 속도로 반복하여 보시면서 그대로 따라 해보십시오.
사진 자료 역시 각 단계별 손과 바늘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글과 사진, 동영상을 함께 참고하시면서 연습하시면 훨씬 빠르게 롱테일 캐스트 온을 마스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버벅거리더라도 괜찮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서투르기 마련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랍니다!
연습 팁:
처음에는 두꺼운 실과 바늘을 사용하여 코의 형태가 잘 보이도록 연습하십시오.
필요한 코수보다 훨씬 많은 코를 반복하여 뜨면서 손에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거울을 보시면서 자신의 손 모양과 바늘 움직임이 동영상이나 사진과 같은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장력 조절에 신경 쓰시면서 코의 크기가 일정해지도록 노력하십시오.
롱테일 캐스트 온은 뜨개질의 즐거운 여정을 시작하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관문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리를 이해하고 꾸준히 연습하시다 보면 어느새 능숙하게 코를 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방법을 확실히 익히고 나시면, 어떤 뜨개 작품이든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용기를 내어 바늘과 실을 들고 첫 코를 만들어 보십시오! 다음 글에서는 롱테일 캐스트 온으로 만든 첫 단 위에 '겉뜨기'와 '안뜨기'를 활용하여 편물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십시오!